제로웨이스트 자취일기

세계 자취생들은 어떻게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까?

limcheese 2025. 6. 29. 20:02

전 세계 자취생들의 제로웨이스트 실천법

 

전 세계 자취생들, 환경을 위한 생활을 선택하다

 

 나는 자취를 시작한 뒤부터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혼자 살다 보니 쓰레기봉투가 너무 빨리 차고, 플라스틱 배출량이 스스로도 부담스러웠다. ‘내가 이걸 줄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처음에는 한국 자취생들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실천 방법을 찾아봤고,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해외 자취생들은 이걸 어떻게 실천하고 있을까?” 그 질문이 계기가 되어, 나는 해외 커뮤니티 게시판, 블로그, 유튜브 브이로그, 지역 환경 프로젝트 사례 보고서 등을 통해 각국의 제로웨이스트 관련 자취 생활을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다. Reddit, Quora, Instagram 같은 SNS 플랫폼에서도 #zerowasteapartment, #minimalstudentlife, #refillableliving 같은 해시태그로 검색하며 실제 자취 중인 1인 가구들의 루틴, 셋업, 장보기, 리필 가게 방문기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나라별로 환경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제도와 문화가 이들의 실천을 도와주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봤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건, 제로웨이스트는 특정 국가나 환경 운동가들만의 실천이 아니라, 전 세계 자취생들이 ‘작은 공간 안에서 덜 버리는 삶’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각 나라의 문화, 도시 구조, 소비 습관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는 태도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 글은 그 조사와 관찰을 바탕으로 내가 특히 주목했던 독일, 일본, 미국 자취생들의 생활 방식과 우리나라 자취생도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루틴을 함께 정리해 보는 것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큰 변화가 시작될 수 있는 자취생들의 지구 생활 루틴을 지금부터 소개해 보려 한다.

 

 

독일 자취생의 제로웨이스트 생활: 분리배출과 리필 문화가 기본

 독일은 오래전부터 분리수거와 자원 재활용 문화가 철저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베를린, 함부르크 같은 대도시에서는 자취생도 리필숍과 무포장 상점을 적극 활용한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히 가게의 시스템 문제를 넘어서 자취생 개인의 생활 루틴이 ‘리필을 전제로 한 소비’를 중심으로 짜여 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예를 들어, 한 독일 대학생 자취생은 식료품 구입 시 ‘무게 단위’로 파는 벌크숍에 개인 용기를 들고 가는 것이 일상이다. 밀가루, 렌틸콩, 귀리, 견과류, 세제 등 대부분의 제품을 자신이 가져간 유리병이나 캔버스 주머니에 담아오고, 이후 그 용기를 반복적으로 세척해 재사용한다. 또한 독일은 Pfand(판트) 제도라는 보증금 환급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음료수를 담은 병이나 캔을 반납하면 자동으로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이 덕분에 자취생들도 플라스틱 병 대신 유리병을 선호하고, 쓰레기를 덜 만들기 위한 동기가 자연스럽게 생긴다. 한국의 자취생에게 적용할 수 있는 팁은 다음과 같다.

 

-분리수거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하기

-집 근처에 리필 가능한 가게를 찾아두고 개인 용기 사용 습관 만들기
- 외출 시 빈 병이나 장바구니를 기본으로 들고 다니기

 

독일 자취생들은 ‘분리와 반복’이 일상이 되도록 공간을 셋업하는 것부터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었다.

 

 

일본 자취생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방식: 소량 소비와 미니멀 구조

 일본은 1인 가구 비율이 매우 높은 나라다. 그만큼 ‘혼자서 실천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생활’의 사례도 다양하다. 일본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는 자취방 크기가 협소하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고, 남기지 않는 구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생활 방식이 자리잡혀 있다. 일본 자취생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는 남은 식재료를 최소화하는 식단 짜기다. 편의점과 마트에선 소포장 채소, 반조리 식재료, 1인분 냉동채식 도시락 등 작은 단위로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재료를 버릴 일이 거의 없다. 또한 다회용 제품 사용률이 높고, 실내 슬리퍼나 수건, 수세미까지 자연 소재로 구성하는 경우도 많다. 일회용품 대신 ‘반영구적 재료’를 사용하려는 시도는 공간이 작기 때문에 더 강하게 작동한다. 일본 자취생의 제로웨이스트 방식은 필요한 만큼만 사고, 계획적으로 소비하기, 버릴 게 없는 구조로 냉장고-주방-욕실을 세팅하기, 종이·유리·천 소재의 물건을 더 선호하기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한국 자취생이 쉽게 참고할 수 있는 실천은 다음과 같다. 

 

-소분 구매 와 식단 미리 짜기

-소형 다회용 아이템 공간 줄이기

 

미국 자취생의 루틴: 커뮤니티 중심 제로웨이스트 실천

 

 미국은 지역마다 환경 인식과 시스템의 차이가 크지만,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있어 자취생들이 주로 활용하는 방식은 공동체 기반 루틴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포틀랜드처럼 친환경 도시로 알려진 곳에서 1인 가구라도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실천하는 문화가 발달해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자취생들은 ‘커뮤니티 툴 쉐어(Community Tool Share)’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 이건 청소기, 공구, 믹서기, 심지어 옷 수선 도구까지 여러 자취생이 함께 빌려 쓰는 지역 공유소다. 이 시스템 덕분에 혼자 사는 이들이 굳이 물건을 새로 사지 않아도 되고, 공간 낭비도 줄일 수 있으며, 불필요한 포장이나 폐기물도 줄어든다. 또한 미국 자취생들은 플라스틱 대신 리넨 랩, 꿀벌왁스 랩, 천 커버 등 천연 재료 기반의 제품을 쓰며 제로웨이스트 DIY 문화도 활발하다.

한국 자취생에게 적용 가능한 미국식 실천 팁은 다음과 같다.

 

- 친구나 이웃과 청소기·주방용품을 공유하기
- 중고 플랫폼 또는 마을 커뮤니티 앱을 적극 활용하기
- 직접 만들어 쓰는 다회용 랩, 수세미, 세제 활용하기

 

공간과 시간은 다르지만 '혼자 하지 않는 제로웨이스트'라는 개념은 한국 자취생에게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이다.

 

 

자취생이기에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세계에서 배우다

 세계 자취생들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그 근본은 모두 동일하다. 자신의 삶의 구조를 이해하고, 할 수 있는 만큼 덜 소비하고, 더 오래 쓰는 삶으로 나아가려는 태도다. 공간이 작아서, 예산이 적어서, 시간이 없어서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들도 조금만 시스템을 바꾸면 충분히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실제 생활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자취생도 마찬가지다. 장바구니 하나, 개인 용기 하나, 냉장고 정리 하나, 쓰레기통 옆 분리수거함 하나만으로 나만의 제로웨이스트 루틴을 만들 수 있다. 세계의 실천 사례를 보며 영감을 얻고, 내 방에서부터 작게 시작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냉장고 문을 열고, 책상 서랍을 열고, 당신의 공간을 한 번 돌아보자. 자취방은 작지만, 그 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는 생각보다 크고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