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자취 생활을 위한 정부·지자체 지원 프로그램 TOP4
자취생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정책, 왜 따로 알아봐야 할까?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좋은 일이라는 걸 누구나 안다. 하지만 실제 자취생활 속에서 실천하려 하면 늘 한 가지 장벽이 생긴다. “나 혼자 이걸 다 실천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이다. 시간도 부족하고, 비용도 들며, 정보도 흩어져 있기 때문에 혼자서는 제로웨이스트를 ‘좋은 생각’으로만 머무르게 되기 쉽다.
그런데 요즘엔 이 문제를 정부와 지자체가 ‘정책’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실제로 환경부, 서울시, 광역 지자체, 일부 구청 등에서는 1인 가구나 청년 자취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지원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예전에는 단순 캠페인 중심이던 정책이 이제는 포인트 지급, 물품 대여, 앱 연계, 정기 배송, 보조금 지원 등 실질적 혜택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자취생이 직접 활용할 수 있고, 일상 속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큰 도움이 되는 정부·지자체 프로그램 TOP 5를 엄선해 정리했다. 각 프로그램은 적용 지역, 방식, 실천 난이도 등을 함께 소개하며 1인 가구 관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루틴 전환이 가능한 지원 중심 정책만 담았다.
TOP1. ‘용기내 챌린지’ – 포장 없는 소비를 위한 포인트 적립제 (서울시)
서울시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용기내 챌린지’라는 이름의 포인트 적립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용기(容器)를 내서 쓰자’는 취지로, 개인 용기를 사용해 음식이나 생활용품을 구매할 때마다 포인트를 제공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서울시 지정 참여 매장에서 샴푸, 세제, 식재료, 도시락 등을 내 용기에 담아 구매하면 1회당 500~1000원의 포인트가 적립되고, 이 포인트는 다시 제로웨이스트 매장 또는 지역 제휴 상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참여 매장은 알맹상점, 오늘식탁, 성수제로마켓 등으로, 홈페이지나 제로웨이스트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제도는 자취생에게 딱 맞는 구조다. 용기 하나만 들고 장보면 할인도 받고 쓰레기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외에도 경기도 성남시, 고양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도 유사한 포인트 제도나 할인 쿠폰 프로그램을 도입 중이다.
적용 팁!
-외출 가방에 항상 작은 다회용 용기와 보자기 한 장 챙기기
-참여 매장은 ‘제로웨이스트 가게 지도’(제로웨이스트홈, 알맹상점 웹사이트 등)에서 찾기
TOP 2.‘다회용기 순환 시스템’ – 식기 대여 + 회수 서비스 (지자체별 운영)
플라스틱 쓰레기 중 가장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게 바로 배달 음식 포장이다. 1인 가구는 외식보다는 배달을 자주 이용하고, 그때마다 2~3개의 용기, 뚜껑, 비닐봉지가 따라온다. 이걸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바로 ‘다회용기 순환 시스템’이다. 현재 이 시스템은 서울시 성동구, 서대문구, 마포구를 중심으로 ‘다회용기 배달’ 플랫폼과 연계해 음식 주문 시 다회용기를 선택하면, 식사 후 회수까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구조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회용기 배달 플랫폼 ‘트래쉬버스터즈’, ‘리와인드’, 그리고 지자체 연계 대여소 형태의 ‘용기순환기’ 등이 있다.
배달 앱에서 참여 가게를 선택하고 ‘다회용기 사용’을 체크하면 배달된 음식은 플라스틱이 아닌 회수 가능한 용기에 담겨 오고, 식사 후 문 앞에 두기만 하면 회수된다. 세척·살균도 전용 시설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위생 부담도 없다. 이 시스템은 특히 자취방 공간이 협소하고, 배달을 주로 이용하는 1인 가구에게 매우 실용적이다. 1주일에 2~3회만 다회용기를 사용해도, 한 달에 10개 이상의 플라스틱 용기를 줄일 수 있다.
TOP 3. ‘제로웨이스트 키트 지원 사업’ – 자취 초보를 위한 실천 도구 제공 (지자체·환경단체)
처음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시작하려는 자취생에게 가장 부담되는 건 “무엇부터 사야 할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지자체와 시민단체에서 제로웨이스트 입문자를 위한 ‘생활 키트’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제로웨이스트 시민체험단’을 모집하며 면 수세미, 대나무 칫솔, 고체 치약, 다회용 장바구니, 천랩 등으로 구성된 키트를 제공했다. 충청남도 환경교육센터는 자취생 대상 ‘제로백 챌린지’ 참여자를 대상으로 1인 가구 맞춤형 실천 키트를 증정했다. 이외에도 마포구, 강동구, 성북구 등 일부 지역은 정기 캠페인에 참여만 해도 체험 키트를 우편으로 제공한다. 비용 부담 없이 실천 도구를 확보하고, 체험기를 공유하면서 실천 의지를 다지는 구조다. 자취방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이런 키트는 매우 좋은 진입 도구다. 일회성 참여가 아닌 ‘실천 루틴’으로 이어지기 위한 실질적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TOP 4. ‘청년·1인 가구 맞춤 분리배출 교육 & AI 분리 앱’
쓰레기를 줄이려면, 일단 잘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복합재질, 유색 플라스틱, 알루미늄, 비닐류 등 분리수거가 까다로운 품목이 너무 많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 몇몇 지자체와 민간 스타트업은 청년 대상 ‘맞춤형 분리배출 교육’과 AI 기반 분리 도우미 앱을 제공하고 있다.
성남시와 부산시에서는 청년 자취생 대상 ‘1인가구 분리배출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해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들고 와 직접 분리배출 훈련을 받는 체험 교육을 진행했다. 이 교육을 받은 자취생 중 상당수가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버려야 할지 정확히 알게 됐다”는 후기를 남겼다. 또한 환경부 인증 ‘오늘의 분리수거’ 앱, 네이버와 환경 스타트업 ‘트래쉬버스터즈’가 공동 개발한 AI 분리배출 도우미 등은 사진 인식이나 상품 바코드 스캔을 통해 실시간 분리배출 방법을 알려주는 디지털 도구다. 자취생에게 이런 서비스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벌금 대상 혼합 배출을 피하고, 환경 실천 루틴을 정확하게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지원을 알아야 실천이 쉬워진다
제로웨이스트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특히 자취생처럼 시간, 공간, 예산이 제한된 환경에선 정책과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야 비로소 실천이 루틴으로 자리 잡는다. 오늘 소개한 제도들은 ‘어떻게 덜 버리고 덜 소비할 수 있을지’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구조들이다. 용기내 챌린지, 다회용기 순환, 입문 키트 지원, 분리배출 교육까지. 이 모든 제도는 1인 가구가 지속 가능한 소비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꼭 필요한 도구다. 환경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취생 자신을 위해 필요한 실천이라는 생각으로 가장 먼저 하나의 제도부터 직접 경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