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자취일기

자취생이 꼭 알아야 할 제로웨이스트 브랜드 마케팅 전략

limcheese 2025. 7. 9. 11:09

자취생이 꼭 알아야 할 제로웨이스트 브랜드 마케팅

환경을 생각하는 자취생을 노리는 브랜드 마케팅의 시대

 요즘 마트에 가도, 편의점에 가도,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도 친환경, 제로웨이스트, 비건 포장, 생분해 용기 같은 단어가 너무 쉽게 눈에 띈다. 처음엔 반가웠다. “드디어 환경이 중요한 소비 기준이 되었구나” 싶었다. 하지만 자취하면서 일상에서 다양한 제품을 직접 써보면 이런 착한 말들이 그대로 착한 제품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종이 포장이라고 해서 샀는데 겉면만 종이고 속은 알루미늄이거나, 식물성 원료 60%라고 홍보하길래 믿고 샀는데 정작 나머지 40%는 재활용도 불가능한 복합재료였다. 그리고 그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된다. 그제야 나는 알게 됐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는 브랜드에게 매력적인 타깃이며, 그만큼 소비자를 상대로 한 마케팅 전략도 복잡하고 영리해졌다는 사실을. 특히 자취생처럼 혼자 소비 결정을 내려야 하고, 정보를 해석할 시간도 많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런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 정보 제공이 아니라 판단을 흐리는 장치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제로웨이스트를 표방하는 브랜드들이 사용하는 마케팅 전략을 분석하고, 그중 어떤 것들이 실제로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실천을 기반으로 한 진정성 있는 마케팅인지, 어떤 것들이 단순히 그럴듯해 보이는 그린워싱에 불과한지를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 보려 한다.

 

 

브랜드가 쓰는 5가지 제로웨이스트 마케팅 전략 살펴보기

 

 요즘 제로웨이스트를 표방하는 브랜드는 대부분 단순 제품 판매가 아닌, 가치 기반 소비를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을 쓴다. 대표적인 유형은 다음과 같다

 

① 비주얼 마케팅: 자연, 식물, 중립 색상 강조

 대다수 브랜드가 상품 사진, 포장 디자인, 웹사이트 UI에 갈색 크라프트지, 연한 녹색, 나뭇잎 아이콘 등을 삽입한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이건 자연 친화적일 것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한 전략이다. 판별 포인트는 시각적 요소만으로 친환경 여부 판단 하지 말고, 실제 재질, 인증 여부, 상세 재활용 정보 확인 필요하다. 

 

② ‘~%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표기

 많은 브랜드가 생분해성, PLA, 식물성 소재라는 문구를 포장에 삽입한다. 하지만 이 소재들이 일반 가정 환경에서 자연 분해되는 경우는 드물고, 산업용 퇴비화 시설에서만 분해가 가능한 경우도 많다. 판별 포인트는 생분해 조건 명시 여부, 비산업용 분해 가능 인증 확인하는 것이다. 

 

③ 리필 제품 재사용 컨셉 강조

 리필이 가능하거나 용기를 재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제로웨이스트 핵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리필 스테이션이 없거나, 리필용 포장이 더 많은 플라스틱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판별 포인트는 리필 시스템이 실제로 운영되는지, 리필용 포장 재질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④ 브랜드 스토리텔링: 우리는 작은 사회적 기업입니다

 브랜드 소개 페이지나 SNS에서는 창업자의 철학, 지구에 대한 사명, 비영리 협업 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이건 브랜드 감성에는 좋지만, 제품의 환경성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경우도 많다. 판별 포인트는 브랜드의 환경활동이 제품 생산과 연결돼 있는가,
실제 제품 구성과 투명성이 있는가 확인하는 것이다. 

 

⑤ 탄소중립 탄소상쇄 문구 사용

 제품 배송이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상쇄했다는 마케팅.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 기준, 인증 기관이 불분명한 경우 그린워싱일 수 있다. 판별 포인트는 구체적인 탄소 상쇄 방식 공개 여부, 국제인증(CF Certified, Climate Neutral 등) 보유 여부 확인. 이처럼 대부분의 제로웨이스트 브랜드는 시각적 이미지, 단어 선택, 가치 스토리, 기술 용어 등을 통해 친환경스러움을 만들고 있다. 문제는 그 중 일부는 실제와 다르거나, 소비자가 오해하도록 구성된 정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린워싱을 구별하는 6가지 핵심 기준

 

 이제 우리는 소비자로서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브랜드의 친환경 주장은 근거가 있는가?" 이를 판단하기 위해 자취생이 꼭 알아야 할 그린워싱 구별 기준 6가지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구체적인 수치나 인증이 없는 추상적 문구

  • 예: 지구를 생각한 포장, 자연에 가까운 제품 등
    → 의미는 있으나 근거가 없는 문장
    → 국가 인증 마크(환경표지), 국제 기준, 투명한 수치 제시 여부 확인

전체 제품 중 일부만 친환경 요소 강조

  • 한정판 제품이나 일부 구성품에만 친환경 요소 적용
    → 전체 브랜드 전략이 아님
    → 브랜드 전체의 생산 기준, 재료 사용 비율, 라벨링 기준 공개 여부 확인

분해 조건이 제한적인 생분해성 마케팅

  • ‘PLA 100%’이지만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분해 안 됨
    → 분해 조건(산업용, 온도, 습도 등)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지 체크

재활용 가능 표시만 있고, 실제로 재활용되지 않는 구조

  • 복합재질 포장(플라+알루미늄 등)은 국내 재활용 현실에선 대부분 소각
    → 단일 소재 여부 + 지역 내 실질 재활용 가능성 확인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실천 구조

  • 리필이 가능하다면서 리필처 정보는 없음
  • 분리배출하면 환경을 지킬 수 있다면서 제품 자체가 복잡한 구조
    → 브랜드가 시스템을 설계하고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는가?

과도한 감성 스토리 강조

  • 창업자 철학, 감성 메시지 강조만 있고 제품 투명성은 부족
    → 브랜드 운영 방식, 공급망, 생산 단가 등 구체적인 정보 제공 여부 확인

 이 기준을 적용하면 우리는 더 이상 이미지에 속지 않고, 실제로 지속가능성을 갖춘 브랜드와 그럴 듯하게 포장된 브랜드를 구별할 수 있는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자취생의 브랜드 감별력이 실천의 지속성을 만든다

 

 자취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가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가장 자주 하는 행동, 즉 소비를 바꾸는 건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진 실천이다. 그 소비가 단지 친환경이라길래 샀다가 아니라, “이 브랜드는 진짜 책임 있게 생산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이루어질 때 그 실천은 오래가고, 설득력도 강해진다. 내가 직접 경험한 브랜드 중 어떤 곳은 고체치약을 유리병에 담아 판매하며 그 유리병을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또 어떤 브랜드는 소비자가 리필용기를 매장에 반납하면 적립금이나 기프티콘으로 되돌려주는 보상 시스템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이런 구조는 단순히 잘 팔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실제로 소비자와 함께 구조를 설계해나가는 전략이 된다. 반대로, 겉으로는 제로웨이스트를 외치지만 플라스틱이 다층 구조로 포장돼 있거나, 세척이 어렵고 분리배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제품도 있었다. 이제는 그런 브랜드는 불편한 실천을 나에게 전가시키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생겼다. 자취생인 우리는 완벽한 소비를 할 수 없다. 하지만 더 나은 선택지를 고르는 눈은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 감별력은 지속 가능한 실천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된다. 실천은 결국 일상에서 내가 선택하는 브랜드들의 합이다. 그 선택이 진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브랜드를 향해 있다면, 우리는 이미 작은 구조 하나를 바꿔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