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자취일기

1인 가구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돕는 국내 제도와 지원 서비스

limcheese 2025. 6. 30. 15:05

 

 

1인가구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국내 제도 및 서비스

 

1인 가구의 쓰레기 감축, 왜 제도와 서비스가 필요할까?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5%를 넘긴 지금, 환경 문제 해결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의 역할과 실천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자취생이나 1인 가구는 보통 작은 공간에서 제한된 예산으로 살기 때문에 소비의 효율성과 폐기물의 양이 실생활에 곧바로 체감되는 구조다. 하지만 많은 자취생들은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있어도 “혼자서 다 실천하기엔 비용과 정보가 부담스럽다”고 느낀다.

 그래서 중요한 건 ‘혼자 실천하지 않아도 되도록 도와주는 구조’다. 즉, 제도와 서비스다. 정부나 지자체, 시민단체 등에서 제공하는 생활 밀착형 제로웨이스트 관련 제도와 프로그램은 혼자 사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환경 실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글에서는 특히 1인 가구나 자취생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국내의 제도와 공공/민간 지원 서비스를 정리했다. 쓰레기를 줄이고, 반복되는 소비를 덜어내며, 일상 안에서 조금 더 지속 가능한 루틴을 만들 수 있는 실질적 제도 중심으로 소개한다.


생활 속 포장·소비 줄이기: 리필스테이션, 제로웨이스트 마켓 지원


 첫 번째로 소개할 제도는 환경부와 지자체가 주도하는 ‘리필스테이션 지원 사업’이다. 2021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세제·샴푸·식용유 등 생활필수품을 용기 없이 리필해서 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특히 서울, 성남, 창원, 안산, 강릉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제로마켓’ 또는 ‘리필스테이션’을 지원하거나 자체 운영하고 있어, 1인 가구가 간편하게 빈 병만 들고 가면 필요한 양만큼만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용기내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리필숍 이용 인증 시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일부 구청에서는 용기 가져오기 캠페인을 통해 할인 또는 적립 혜택까지 제공했다. 이런 구조는 자취생에게 ‘구매를 줄이는 소비’뿐 아니라 ‘비용을 줄이는 소비’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제로웨이스트 전문 마켓 입점 업체 지원 프로그램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제품 생산 지원 외에도, 시민에게는 다양한 무포장 제품 체험 기회를 제공해 실생활에서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접할 기회가 생기고 있다. 자취생은 대량 구매보다 ‘소분 소비’에 적합한 생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리필 시스템과 무포장 마켓은 특히 효과적인 쓰레기 감축 루틴이 될 수 있다.

 

분리배출, 재활용 실천을 위한 공공 서비스와 디지털 도구

 쓰레기를 줄이는 건 ‘덜 사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생긴 물건을 ‘어떻게 덜 버릴지’, ‘제대로 버릴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1인 가구에게 가장 현실적인 제도는 분리배출과 재활용 관련 서비스다. 가장 대표적인 건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이다. 이 앱은 버리기 어려운 재질의 분리 기준을 알려줄 뿐 아니라 지역별 수거 요일, 품목별 처리 방법, 혼합 배출 시 벌금 대상 여부까지 실시간 제공한다. 자취생이 자주 쓰는 배달 플라스틱, 일회용 컵, 빨대, 아이스팩, 세제 통 같은 복합재질 포장에 대한 처리 방법도 상세히 안내한다.

또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 종이팩 수거함 설치
- 아이스팩 수거소 운영
- 투명 페트병 전용 분리함
- 다회용기 회수함
을 동 단위로 운영하고 있으며, 성북구, 성남시, 광주광역시 등은 전용 수거함 위치를 앱이나 카카오맵과 연동해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SK행복나눔재단, 환경운동연합, 알맹상점 등 민간 영역에서는 재사용·리사이클 자원 수거 캠페인을 통해 자취생이 버리기 어려운 전자제품, 충전기, 전구, 리튬 건전지 등을 수거하고 있다. 버리는 방법을 알면 쓰레기는 줄고, 쓰레기를 줄이면 공간도 정돈된다. 1인 가구에게 정보는 곧 습관을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자취생도 참여 가능한 커뮤니티형 제로웨이스트 프로젝트


 1인 가구가 제로웨이스트를 꾸준히 실천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함께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최근엔 지역 기반 커뮤니티 중심의 제로웨이스트 프로젝트들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자취생도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 챌린지’를 통해 1인 가구, 대학생, 신혼부부 등이 참여하는 ‘제로웨이스트 한 달 실천 루틴 공유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생활을 기록하고, SNS에 공유하면 소정의 보상과 함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혼자만의 실천이 아닌 ‘함께하는 실천’의 경험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성동구, 마포구, 강동구 등 일부 지역은 ‘재사용 컨테이너 회수기’, ‘다회용기 대여소’, ‘제로웨이스트 체험 부스’를 통해 지역 내 자취생, 1인 가구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유형 자원 순환 구조를 마련하고 있다. 그 외에도 ‘제로웨이스트 지도’, ‘제로웨이스트 실천 인증제’, ‘제로웨이스트 패스포트’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도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비대면 인증 방식이 많아 자취생에게 특히 진입 장벽이 낮다. 혼자 사는 삶은 작지만,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변화는 결코 작지 않다. 커뮤니티가 함께 만드는 실천 구조 안에 들어가면, 작은 행동 하나가 습관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혼자 살아도, 혼자 실천하지 않아도 된다


 1인 가구는 모든 걸 혼자 선택하고 혼자 해결해야 하는 구조 속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쓰레기, 소비, 청소, 공간 정리 등 모든 루틴에서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 제도와 서비스는 ‘혼자서 버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혼자서도 지속 가능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오늘 소개한 리필스테이션, 분리수거 앱, 지역 커뮤니티 챌린지, 공유형 자원 회수소 등은
실제로 자취생과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설계된 구조이자,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위한 현실적인 도구들이다. 지금 당장 모든 걸 바꿀 수는 없어도 단 한 가지 서비스만 이용해보는 것만으로도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더 이상 ‘막연한 이상’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루틴이 될 수 있다. 지금 내가 사는 동네에서 어떤 제도와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는지 검색해 보고, 활용해 보는 것. 1인 가구 제로웨이스트는 그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