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자취일기

세계 각국 1인 가구 제로웨이스트 생활용품

limcheese 2025. 6. 30. 10:25

 

1인 가구 제로웨이스트 생활용품

 

 

혼자 살아도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각국 자취생의 선택에서 배우다

 제로웨이스트는 이제 ‘환경운동가의 철학’이 아니라, 일상을 책임지는 자취생들의 소비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살다 보면 어떤 제품이 오래가는지, 어떤 소비가 쓰레기를 덜 만드는지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된다. 특히 세계 각국의 1인 가구들은 공간이 좁고 예산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덜 사는 삶’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아이템을 선택하고 있다.

이 글은 한국을 포함한 독일, 스웨덴, 캐나다, 일본, 호주 등 다양한 국가의 자취생들이 실제 사용하는 제로웨이스트 생활 아이템 중에서 한국 자취생도 바로 실천할 수 있고 온라인으로 구입 가능한 것들만 골라 정리한 정보형 콘텐츠다. 앞선 글에서 다뤘던 냉장고 정리, 주방 용기, 텀블러, 수저세트 등은 제외하고, 조금 더 생활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아이템들을 소개한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 비용 부담이 적은 것, 실용성이 높은 것을 기준으로 각국 1인 가구들이 ‘왜 이 물건을 선택했는지’에 주목하면서 정리했다. 소비가 아니라 ‘사용의 방식’을 바꾸고 싶은 자취생에게 실질적인 아이템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다.

 


독일 자취생의 선택 – 실내용 ‘천 휴지’와 다회용 행주 시스템

 독일의 자취생 커뮤니티에서는 흔히 “화장실에도 제로웨이스트는 있다”는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중 가장 독특하지만 실용적인 아이템이 바로 천으로 된 실내용 다회용 휴지(Waschbare Tücher)이다. 이 천 휴지는 부드러운 면이나 대나무 섬유로 만들어져, 물 사용 후 마른 뒤 재사용이 가능하며, 가정용 세탁기로 세탁해 다시 쓰는 구조다. 물론 화장실 내 위생 문제 때문에 꺼리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독일 자취생들은 이를 ‘비데 + 천 휴지’ 조합으로 사용하며 화장지 소비를 거의 90% 이상 줄이고 있다.

 이 시스템은 단순히 휴지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일회용 화장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 낭비, 플라스틱 포장, 운송 에너지까지 아낀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또한 이들은 주방에서도 소형 천 행주 세트를 따로 구비하여 식사 후 물티슈나 키친타월을 쓰지 않는다. 5~6장 정도의 천 행주를 한 주 단위로 사용 후 삶아 세탁하는 방식인데, 보통 구식 면 셔츠나 타월을 잘라 리폼해서 직접 만들기도 한다.

 한국 자취생도 이를 변형해
- 주방용 물티슈 대신 천 행주 도입
- 욕실에 작은 손수건 비치해 다용도로 사용
- 오래된 면 티셔츠 리폼으로 재사용 행주 제작
같은 방식으로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가장 가까운 공간인 욕실과 주방에서의 습관 전환이 곧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핵심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캐나다 자취생의 선택 – 리필 가능한 고체 청소 블록

 캐나다 밴쿠버나 토론토 지역의 제로웨이스트 자취생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제품이 있다. 바로 ‘고체형 청소 블록(All-purpose Cleaner Tablet)’이다. 이 아이템은 액체 세제를 통째로 구입하는 대신, 작은 알약 형태의 친환경 세제를 물에 녹여 다회용 분무기에 넣어 쓰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청소용 스프레이는 사용 후 플라스틱 통을 버리거나, 재사용이 어렵게 만들어져 있어 쓰레기로 직행된다. 하지만 고체 청소 블록은 제품 하나가 손톱 크기 정도로 작고, 플라스틱 없이 종이 포장으로 제공되며, 물 500~750ml에 녹이면 일반 청소제와 같은 효과를 낸다. 표면 청소, 바닥 닦기, 싱크대·가스레인지 기름 제거 등 대부분의 일반 청소에 사용 가능하다. 또한 고체 블록은 배송과 보관도 간편하고, 1인 가구에 딱 맞는 ‘소량+고효율 소비’ 구조라 많은 자취생들이 선호한다. 사용 후에는 텅 빈 분무기에 새 블록만 넣고 물을 채우면 되기 때문에 청소 습관도 자연스럽게 지속될 수 있는 구조다. 한국에서도 해외 직구 없이 유사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스프레이 통 하나만 따로 마련하면 생활 속 세제 소비를 대폭 줄이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식이다.

 


일본과 호주 자취생의 선택 – 천연 해면과 리필 스킨케어 용기

 화장대는 자취생의 공간 중에서도 무심코 일회용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구역이다. 스킨케어 샘플 포장, 화장솜, 면봉, 토너티슈, 플라스틱 통 등. 일본과 호주 자취생들은 이 공간을 자연 소재 기반으로 재구성하는 데 집중한다. 먼저 일본에서는 ‘천연 해면(ナチュラルスポンジ)’을 화장솜 대신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해면은 바다에서 자라는 자연 재료로, 수분 흡수력이 뛰어나고, 세안 후 닦아내는 용도로도 매우 효과적이다. 1년 가까이 사용 가능한 제품도 있으며, 사용 후 마르면 다시 단단해지고 물에 적시면 부드러워지는 특성이 있어 세정력과 피부 자극 완화 모두를 만족시켜준다.

 호주 자취생들의 경우에는 ‘리필 가능한 스킨케어 용기’를 화장대에 기본 세팅한다. 특히 시드니, 멜버른 등 도시 중심부에는 스킨·로션 리필바가 운영되는 뷰티숍도 있어 플라스틱 통을 반복 구매하지 않고 내용물만 리필해서 사용한다.

이 두 가지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 화장대도 제로웨이스트 실천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
- 피부와 환경 모두를 생각한 천연 재료 선택
- 화장품 용기도 소비 대상이 아니라 순환 대상이라는 인식 이다.

 한국 자취생도 다 쓴 공병을 모아 리필하거나, 해면이나 천 화장솜 같은 장기 사용 도구를 하나씩 도입하면서 화장대 루틴 전체를 덜 버리는 구조로 바꿔볼 수 있다.

 

세계 제로웨이스트 자취생의 선택은 결국 ‘오래 쓰는 것’이다


 1인 가구는 작고 단순한 소비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안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일회용 소비와 반복적인 포장 쓰레기는 결코 작지 않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독일, 캐나다, 일본, 호주 자취생들의 생활 아이템은 모두 지속 가능한 소비를 실천하기 위해 공간을 바꾸고, 습관을 정돈한 결과물이었다.

 이들은 제품을 더 새롭고 편리하게 사는 게 아니라, 한 번 구입한 것을 더 오래 쓰고, 최대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어떻게 사용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한국 자취생도 그들과 똑같은 출발선에 있다. 지금 당장 다 바꿀 필요는 없지만, 천 행주 하나, 고체 세제 하나, 리필 가능한 화장품 통 하나부터 도입해보자. 쓰레기를 줄이는 실천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그 효과는 매일매일 확실히 쌓인다. 오늘 내가 고른 생활용품 하나가, 어쩌면 지구와 나를 모두 가볍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